[알쓸상잡] 비행기 몸무게 측정 (feat.대한항공)

비행기 몸무게 측정

비행기를 타기 전 몸무게를 측정해야한다면 어찌해야 할까요?
대한항공에서 이달 말부터 한시적으로 승객 몸무게를 측정한다는 뉴스가 나왔더라구요.
이제 대한항공을 이용하는 승객들은 탑승 전에 게이트 앞에서 기내용 수하물을 들고 몸무게를 재게 된다고 하네요. 자료수집은 당연히 익명으로 처리되구요.
물론, 측정을 원하지 않으면 거부할 수 있답니다.

수화물도 아니고 탑승객의 몸무게를 잰다고 하니, 이게 무슨 일인가 싶은데요. 이유가 있어요.

항공사가 탑승객의 몸무게를 재는 이유는 연료 비용 절감을 위해서라고 해요.
비행기는 통상 필요한 연료보다 1% 정도 더 많은 연료를 싣고 비행을 한다고 알려져있죠.
하지만 탑승객의 정확한 무게를 측정할 수 있으면 추가로 소모되는 연료량을 줄일 수 있다고 해요.
이를 통해 연간 10억 달러(한화 약 1조 3천억원) 정도 연료비를 절감할 수 있다고 해요. 금액이 크긴 하네요. ^^;

아마 주유비 절감비법으로 알려져 있는 이유와 같은 이유인 것 같아요.
자동차 연료를 Full로 채우면 차량 무게가 무거워져 연비 안좋아진다고 한번에 많이 넣지 말라는 주유 팁 말이에요.

이번 조치는 국토교통부의 ‘항공기 중량 및 평형 관리기준’ 고시에 따른 거라고 해요.
항공사들은 최소 5년 주기 또는 필요시 승객 표준중량을 측정해 평균값을 내야 한답니다.
이 수치는 항공기 무게나 중량 배분을 산정할 때 적용된다고 하네요.

그런데 전 왜 처음 듣는 뉴스인 거 같을까요?? 코로나때문에 너무 여행에 관심을 끊었었나 봐요.

지난 2017년 조사(하절기 기준) 에서는 성인 남성 81kg, 성인 여성 69kg을 표준으로 삼았어요.
미국에서는 성인 남성 88.4kg, 성인 여성 70.3kg을 권고하고 있어요.

그럼 다른 나라에서는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 알아볼까요?


탑승객 몸무게 재는 항공사

  • 사모아항공
    2013년 세계 최초로 승객의 몸무게와 수화물의 무게로 운임을 결정하는 ‘중량제운임’을 적용했어요.
    짧은 노선은 승객의 몸무게와 수화물의 무게 1kg당 1탈라(약 480원), 장거리 노선은 탑승객의 몸무게와 수화물의 무게 1kg당 3.8탈라(약 1,824원)이라고 하네요.
  • 에어웨이즈 항공
    2015년 8월부터 몸무게를 측정 중이에요.
    단, 아직 요금에는 반영하고 있지 않지만, 무거운 승객에 대한 추가요금 지불을 위한 준비가 아닐까하는 의심의 눈초리가 있어요.
  • 카타르 항공
    작년에 브라질의 플러스사이즈 모델이자 인플루언서인 줄리아나가 뚱뚱하다는 이유로 비행기 탑승이 거부된 일이 있었는데요.
    이 일로 카타르 항공은 엄청나게 비난을 받았지요. 항공사측은 “다른 여행자의 공간을 방해하고 안전벨트를 고정하거나 팔걸이를 내릴 수 없는 승객은 안전 예방 조치와 더불어 다른 승객의 편안함과 안전을 위해 추가 좌석을 구매해야 할 수도 있다”고 했어요.
    줄리아나는 탑승 거부 2일 만에 재예약되어 브라질로 돌아갈 수 있었답니다.
    그 이후 카타르 항공에서는 XL 좌석 도입 및 무게별 차등 항공료 지급 등의 정책을 논의 중이라고 하네요.
  • 그 외에도 정확한 중량을 측정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탑승객의 무게를 재는 항공사들을 종종 찾아볼 수 있답니다.

안전을 위해서 행해지는 조치이긴 하지만, 엄마한테도 안 보여주는 몸무게를 모르는 사람 앞에서 측정한다고 하니 왠지 언짢은 기분이 드는 것은 저만 그런가요?

지난 20년 동안 비행기 평균 좌석의 폭이 18.5인치에서 17인치로 줄었다고 하네요. 그에 반해 사람들의 신체 사이즈는 커지고 있으니 서로 불편한 상황이 생기는 게 아닐까요?
물론 옆좌석에 덩치가 큰 사람이 타면 불편하긴 하죠. ㅜㅜ 저도 호주갔을 때 옆에 앉은 아저씨가 어깨가 너무 넓어서 가는 내내 팔걸이에 손도 못올리고 공손하게 앉아서 가는 바람에 힘들었던 기억이 있어요.

좌석을 조금 넓게 해주면 좋을텐데요. 비행기는 워낙 운항비가 많이 드니 좌석의 폭을 늘려 좌석수를 줄이는 아름다운 행동은 하지 않겠죠?

미국에서는 특대사이즈(플러스 사이즈) 탑승객들에 대한 정책을 가진 항공사들이 있다고 해요. 미리 추가 좌석을 구매하도록 요구한다고 하는데요. 이러다 우리나라도 몸무게에 따른 차등요금제가 생기는 거 아닐까하는 불안한 마음이 드네요.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